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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KT&G 복지재단 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작] 폐가에 들다 – 전우를 생각하며 /이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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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민혜 작성일2018-06-20 14:39 조회809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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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에 들다 전우를 생각하며


  이영봉




밑바닥에 구멍이 뻥 뚫린 가마솥이 뒤집어져 있다

호미와 삽은 좁은 마당에 흩어진 채로 흙에 반쯤 파묻혔고

서까래서 흘러내린 진흙가루가 마루에 소복하다

거미줄이 둘러친 부엌 천장과 부뚜막자리는

시커멓게 그슬려 먼지투성이다



문턱에 쪼그려 앉아 하얗게 바래가는 우편물은

손을 대면 폭삭 바스라질 것만 같은데

우중충한 기억의 수면위로 떠오른 수신인이

깊은 물속서 몸서리치며 금방 튀어나온 사람처럼

고개를 버쩍 쳐들고는 꿈쩍 않는다



월남전이 끝날 무렵 당도한 외아들의 전사통지서다

홀어머니는 지쳐가던 세월을 견디다가

가벼워진 육신을 이미 뒷산에 누이셨으나

대문간 두들기는 집배원을 놓칠세라 잠을 설치건만

초가엔 낙엽 더미만 차곡차곡 쌓여들었다


성함: 이영봉

주소: 경기도 과천시 별양로 12
소속: 과천시노인복지관 문예창작반

수상: 2KT&G 복지재단 문학상 최우수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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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청호님의 댓글

청호 작성일

제2회 KT&G 복지재단 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합니다.